계절은 봄날의 자라라는 여린 생명들이
괜시리 고까운지 꽃샘추위의 냉기로
우리의 가슴까지 움추려들게 만들고 있다
제 세상을 만난 듯 성급하게 삼월의 누런 들녁에
엷은 초록빛 향기를 피우던 잎새와 꽃들은
그들의 성급함이 부끄러운 듯이 차가운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죽은 듯이 납작 엎드려 있다
그 봄의 전령사같은 잎새와 꽃들의 몸짓에
한껏 매달려 돌아오는 봄의 환희를 온통 즐거움으로
만끽하던 우리의 마음은 꽃샘추위의 독 오른
냉기에 서러운 그늘이 점점 깊어만 가는 듯 하다
지난 밤의 불면증으로 무겁게 맞이하는 이 아침
간절한 기다림이 오히려 상실의 의미로 다가오는
이 순간 !! 창가를 붉게 물들이는 아침햇살은
잠시 움추렸던 봄의 도래를 새롭게 약속하는 것이리니
그러므로 설령 이 시대의 삶의 시련이 우리의 마음 속에
너무도 서럽게 꽃샘추위의 냉기처럼 스며들지라도
계절의 순환으로 새 봄은 틀림없이 이 땅에 도래하듯이
결국은 새로운 삶의 전환으로서의 그 첫걸음이
바로 오늘의 꽃샘추위같은 이 시대 시련의 의미이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