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11. 12. 10. 10:59

 

 

 

순결한 처녀의 새하얀  미소를 닮은 듯

그렇게 우리네 세상의 더러움에 맞서는 듯

한해의 잔해가 먼지처럼 뿌옇게 쌓인 창가에

첫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12월의 어느 깊은 밤

 

 

수줍은 첫눈의 자취는 어두운  밤의 고요 속에서

스스로 의미를 아는지 너무도 밝기만 하려니

온 세상이 첫눈이 펼치는 백색의 찬란한 공연에

침묵의 황홀한 무아의 경지에 도취하였나 보다

 

 

하지만 그렇게 계절의 몽환적 환상이 깊어갈수록
겨울이라는 한해의 끝에서 느껴야 하는 아니

사무치는 존재의 실존은 참으로 버겁기만 하려니

 

 

점점 닳아 소멸하는 인생이라는 한정된 시간은

결국 어떤 형편에서 건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연속이려니 아마도 그 고단함이 하늘에 닿아 우리네

지친 심신을 위로하려 새하얀  눈이 이 밤에 내리나 보다

 

 

그러므로  벗이여 내 실로 고백하건대

내 지나온 삶의 그림들이 추억하기조차 싫은

구질구질한 우울함과 분노와 외로움이

덕지덕지 덧칠된 난해한 싸구려 추상화이더라도

 

 

오늘 밤 내리는 흰눈의 캔버스 위에 그리고 싶은

오직 하나의 그림은 그대라는 사랑의 물감으로

그리고 그대의  마음 가는 곳 눈길 가는 곳 

그대의 고운  손길 따라  그려지는 그 무엇이 되고 싶다

사랑하는 나의 사람아 ~~~

 

 

--- 한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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