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12. 3. 12. 05:56

냉랭한 꽃샘추위 속에

잔뜩 웅크린 가슴으로
멍하니 창밖을 응시할라치면

 도심도 3월의 밤추위가 버거운지

죽은 듯이 숨죽여 오열하고 있다

 

 

사람처럼 계절도 지나온 것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일까 그래서 지난겨울이 

꽃샘추위로 다시 한번  추억되는 것이리니

기억의 어느 한 페이지를 들추고 흰 눈에  

설레던 어느 겨울날을  반추해 본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처럼 앞만 보고

살아야 하는 우리네 인생사이지만

지나온 세월을 지향하는 것은 지금의 여기가

혹여 불안하고 두려운 것이리니 백팔번뇌의

헤아림이 그 끝을 모르고 이 밤을 밝히고 있다

 

 

그렇게 아귀가 잘 맞지 않는 계절의 여흥처럼

어쩌다가 우리는 영원히 맞닿을 수 없는

이별의 철길 위를 달리면서도 모른 척 바보인 척

  세상은 아름답다 하였는고 사랑한다 하였는고
아,  저  슬픔의  사랑이여  그리움이여

 

 

계절의 이단아 꽃샘추위의 매서움이

초현실주의 추상화처럼 몹시도

난해하게  나를 희롱하는 이 밤  

아!! 추위야  이제 그만 흘러가거라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