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흔히 말하는
반백수였다!! 나는
며칠 일하고 며칠 놀고
아침 인력시장
그곳이 나의 직장이었다
이 세상 가장 낮은 직장이지만
아침마다 활기가 넘치는 그곳
밤새 무슨 사연이 그리 많다고
잇몸을 벌겋게 드러내고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하던 그 사람들
나는 보았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설과 설화가 베스트셀러
소설이 되는 그들의 소망과 꿈을
마치 어느 나그네의 눈에는
길가의 작은 돌멩이도
이름 없는 풀꽃도 뒤돌아보면
이 세상 가장 반가운 벗들인 것을
모두가 나의 고마운 벗들이었다
인생을 배웠고 진실을 배웠다
거짓과 불의를 구별하게 되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었지만
그만큼 가벼워서 좋았다
걸릴 것 없이 단순해서 좋았다
그 시절 그렇게
반백수여서
오히려 난 부자였다
실로 멋진 영화 한 편이었다
그렇게 회상하는 오늘 하루는
아 ~ 외롭고도 또 외로운!!!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