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끓어오르는 熱氣의 공간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쏟아내는
몸의 허물이나 한숨이 마치 기화되는
수증기처럼 온 세상에 한가득이다
잠시나마 내리는 소나기를 벗 삼아
인생의 노폐물들을 씻어내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세상과 한 몸이 된다
그렇게 우리네 존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숙고해 보면
세상 모든 만사가 실타래처럼
엮이어 너와 나 구별 없는 하나이다
그래서 너와 나라고만 분별하는
작금의 현실이 존재의 한계성을
규정하는 하늘의 형벌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그렇게 그냥 머릿속에서만
풍선처럼 떠다니는 자유의 로망
그리고 소나기 그치고 또다시 쏟아지는
뙤약볕이 갑자기 내 가슴을 내리칠 때
아 지금 여기가 나란 존재의 순간이며
존재하는 현실이며 지울 수 없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