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이여 삶의 고귀한 본질이
물질만능주의의 사나운 횡포로
순수의 원형을 점점 잃어가는 이 시대
그렇게 변조된 삶의 곡조가
신음하듯 읊어대는 고독의 노래는
우리네 외로움의 깊이만큼
더욱더 메마른 고음으로 치닫는다
진실과 믿음보다는
이해와 편리를 위하여
서로가 위선을 가면을 쓰는
혼탁한 관계와 관계 속에서
실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이며 또 인간으로서
그렇게 삶으로서 깨달아야 할
그 무엇은 정녕 무엇인가
점점 더 거짓과 불신이
온통 제 세상인 양 활개를 치니
진실은 숨죽여 고요하고
사람들은 알고도 모른 척 진실을
어느 뒷골목 쓸모없는 잡동사니
쓰레기인 것처럼 내팽개쳐 버렸다
실로 무지와 오만의 굴레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고 또 자발적으로
그 안에 갇히니 너무도 무력한 존재들만이
삶의 이유도 모른 체 세상에 넘쳐난다
한날한시를 서로가 같이 살면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보다는
미움과 불신 증오를 당연시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정신이요 점점
커지는 피할 수 없는 조류이다
믿음과 진실이 바탕이 되는
순수의 인간관계는 점점 그냥
말뿐인 언어의 유희가 되어가고
사랑이든 우정이든 진실의 그 순간마저도
우리는 좀처럼 가슴을 열지 않는다
작금의 이 세상에 하늘에는
한없이 밝은 태양이 빛나건만
이 땅의 우리네 가슴속에는 순간마다
불신과 미움의 어두운 그림자가
낯이건 밤이건 점점 깊이 스며드는
이 시대 그렇게 땅도 하늘도 우리네
인간사도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에
목이 마르고 숨이 점점 차오른다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