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가을은 성숙하여 그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듯이 풍요의 가을을 맞이하지만
여기 그렇지 못한 가난한 영혼들은
메마르고 야윈 삶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추수가 끝난 인적 없는 가을 들녁의
외로운 허수아비처럼 텅 빈 가슴으로
가을의 풍요 속에서도 쓸쓸해지는 가난한 영혼들
계절은 그렇게 자기의 모순을 감출세라
등줄기가 서늘해지도록 찬 바람을 몰고 오면
낙엽마저 자취를 감추오고 북녁의 차가운
냉기만이 세상을 사납게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겨울이 결코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이 시대!!! 비정한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에 낙엽처럼 사라져 가는
영혼들이 이 가을 얼마나 많을 것이며
또 얼마나 아픔에 진저리를 칠 것입니까
그러나 그대와 나 우리 모두 이제
서로가 서로에 대한 미움과 불신을 버리고
세상의 가을처럼 우리도 믿음과 사랑과 이해라는
사람만이 거둘 수 있는 가을의 성찬으로
우리의 가슴 속에는 어쩌면 영원히
겨울이 오지 오지 않도록 합시다
그래서 저 자연이 가을이라는 제 흥을 못이겨
스스로 차갑디 차가운 겨울로 변한다 하여도!!!
이 세상에는 잔인하고 비정한 이면에
이미 겨울을 지나 따스한 봄의 기운을
한겨울에도 우리들의 가슴 속에서 그 봄날의
그 날들보다 더 따스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도록 우리가 만들어 가도록 하십시다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