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의 징표처럼
점점 기억력이 쇠퇴해 갈 때
푸른 소나무 하나 심듯이
그대를 내 영혼에 깊이깊이 심고 싶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의 자태처럼
그대가 온전히 내 영혼에 빛날 때
어떤 계절의 변화도 두려움 없는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싶다
사랑이란 우연한 해프닝이 아니다
어떠한 고난의 삶 속에서도 인연의
감사함을 가슴 깊이 품어 필연의 사랑으로
숙성시키는 인간 본연의 가장 숭고한 과업이다
너무도 고달픈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대는 늘 푸른 소나무처럼
파랗게 빛나는 광휘로서 나를 지켜주는
이 세상 으뜸의 고마움이라 그대는
나로 하여금 영원한 섬김의 존재이다
그래서 이 새벽 고독으로 무너진 심장의
거친 고동이 빈 방에 메아리칠 때 그대는
나의 고독의 선혈이 철철 흐르는
나의 심장을 꺼내어 그대의 깨끗한 영혼으로
그 핏자국 한 올 한 올 닦아서 다시 오늘 하루를
살아가야 할 의미를 내 심장에 새롭게 부여하는
영원한 그리움이며 삶의 가치이다 그리운 사람아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