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우리였던 시간들이
밤하늘에 별똥별 지나가듯
인식의 저 너머로 사라져 가는 이 순간
나는 인적 없는 들판을 승냥이처럼
사나운 눈빛으로 두리번 거리며
새벽이 오도록 방황하고 또 방황한다
실로 그러함에 이유는 없다
더는 묻고 싶지도 알고 싶지도 않음이
이유 같지 않은 이유임은 다만 중년이라는
삶의 여정이 지나온 세월의 나이테 때문일까
세월이 스스로 의미를 갖지 않겠지만
우리네 인생은 얼마나 많은 의미들을
스스로 만들고 부여잡나 세월 속에서
아마도 그 의미들 중에
우리라는 의미가 으뜸일지라
한데 엉켜 흐르는 그 인연이 있어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모든 것은 흘러가리라
힘이 있어 아무리 움켜 잡은 들
손가락 사이로 물이 흘러내리듯이
그렇게 만남으로서의 우리가
헤어짐으로의 우리로 그리고
또 다른 만남의 우리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