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09. 11. 13. 07:41
세월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바람결에 호젓이 떨어져 내리는
낡디 낡은 갈색의 나무잎들
한 조각 아쉬움마져 남김없이
모두 다 내어 놓으라며
잔뜩 찌푸리고 으르렁거리는 가을 하늘
앙상한 나무가지가 마치 번득이는
시퍼런 칼처럼 가슴 깊숙이 내려 꽂히는 순간,
외마디 비명처럼 추억은 산산히 흩어진다
그렇게 가을은 나에게서 모든 것을
가져간 후에야 그것이 자기 탓이 아니라는 듯
조용히 홀로 울고 있는데 빼앗긴 자의 허망한
자존심이련가 나는 그냥 허공을 응시할 뿐이다
바람결에 이리 저리 내몰리는 형체없는
구름들이 다스릴 수 없는 우리네 가슴 속
격한 번뇌를 희롱하듯 점점 산줄기를 타고
축축하게 흘러내리는 이 가을의 서정은
문득 구름 사이로 내 비치는 햇살이
반가운 손님인양 창가를 톡톡 두드릴라 치면
무엇에 놀라 훨훨 날개짓하는 봄나비 마냥
가을 하늘로 하얗게 날아오른다 가벼이 가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