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09. 7. 12. 10:39

 


어두운 밤 매복한 병사가 적을 기습하듯

슬픈 고독이 밀려오면 죽도록 누군가가 그리워진다

 

그래서 나의 영혼은 총에 맞은 부상병처럼

안개 자욱한 밤바다나 아니면 인적 없는 대로변에서

선혈처럼 흐르는 고독에 취해 비틀거리니

차라리 내 존재를 알코올에 중독된 것처럼

진실로 나임을 스스로 잊고 싶을 때가 있다

 

감당할 수 없는 고독은 사람의 이성을 무력화시키고

때로는 전장에서 붙잡힌 포로처럼 지배한다

 

그래서 고독이 견고한 중세의 城같이 단단하던 나의 영혼을

철저히 파괴하고 마침내 패배의 분노가 파도처럼 몰려올 때

비로소 탈출을 꿈꾸는 포로처럼 나는 진실로 구원의 사랑을 원한다

 

그러나 진실로 순수하고 순결한 사랑을 목마르게 탐닉할수록

고장 난 양팔저울처럼 우리의 감성과 이성의 균형은

영원히 흔들린다는 것을 밤의 적막처럼 무겁게 느껴본다

 

겉포장은 화려하지만 내용물은 고장 난 불량품처럼

찌그러진 거짓의 사랑에 너무도 익숙한 이 시대

그것이 시대의 유감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마도

우리 모두가 가해자이며 피해자이기에 겉포장의 화려함에 속은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변질된 변명임을 고백해 본다

 

아!! 그러나 처음부터 부족한 존재 우리는 사람이기에

사랑했고 그리워했고 때로는 미워했고 그래서 이별했나니

우리의 희로애락의 사랑이 그다지 슬픈 일은 아니다

 

순수한 고독에 빠져서 주검을 넘보는 피안의

검은 밤바다를 나 홀로 헤엄칠 때 자신을 불사르는 별똥별처럼

온몸으로 울어본 자만이 고독의 슬픔이 무엇인지를 안다

 

고독이라는 삶의 天刑이 얼마나 냉혹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고독이 슬픔의 한계를 넘어서는 바로 그 경계선에서

우리 모두는 보초병처럼 사랑의 총검을 들고 그것을 막아야 한다

 

그렇게 지켜내야만 우리는 고독의 가혹한 형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아 그렇게 그렇게 사랑이 진정 인생의 올바른 길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