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23. 12. 6. 12:58

 

겨울은 외로운 사람들의

가슴속에 차가운 그리움으로 온다
들숨으로 사라지고 날숨으로 살아나는

하얀 입김 같은 형체 없는 그리움

그리움의 서글픈 골짜기마다

지난 추억을 묻어버리려는 듯이
온 겨우내 쉬지 않고 내리는 눈

 

텅 반 창가의 살며시 열린 틈새로

들락거리는 바람은 무엇이 그렇게

위풍당당한지 온 세상의 추위를

앞장 세워 한걸음으로 달려오는 것처럼

너무도 차갑고 매섭기만 하다

 

도시의 빌딩숲 깊은 골짜기에는

계절의 심술궂은 강요처럼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이 숨죽여 침묵하니 세월이

마치 무성영화처럼 조용히 흘러가고 있다

 

아 ~~ 그렇게 겨울은 탈출구 없는 미로를

정처 없이 헤매는 형체 없는 아련한 외로움

 

그러므로 밤새 미로를 탈출하듯 온 밤을

나 홀로 헤매지만 실로 아침이 되면

겨울은 그 고독의 흔적따라 오히려

끝없는 그리움을 또다시 안고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