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23. 12. 5. 10:21

 

이런저런 아쉬움이 물드는

12월의 회색빛 하늘 아래에서 

나는 괜스레 낯선 거리를 헤매네

 

두꺼운 외투를 입었지만

알몸 같은 영혼의 한기는 실로

12월이라는 계절 탓만은 아니리니


 
벗이여 그래서 이 겨울

온돌방의 아랫목처럼 무엇인가

따스함을 가슴에 안아야 한다면
지금 난 그대라는 촛불을 밝히리

 

더러는 북풍처럼 매서운

허무한 그리움이 불어오면

그대라는 촛불의 불꽃은

오히려 더욱더 커져만 가리니 

 

차라리 뜨겁게 환하게 타오르길

가난한 영혼에 그마저 없으면
내 인생은 영원히 겨울이기에

 

그러므로 벗이여 그대는

이 한겨울 잘 나기 위해

내 모든 것을 걸어 장만해야 할

 

으뜸의 방한재이리니 나는

이 밤도 그대를 내 마음속

작은 촛불처럼 살며시 밝히리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