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23. 10. 1. 15:09

 

가을이라는 시간의 선상

어느 날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마주 서면

 

햇살 찬란한  가을 숲 속에서

두 손 마주 잡고 더없이 투명한 마음으로 

서로 진정 사랑했노라고 고백하는

그날이 바로 오늘 지금 이 순간이기를

 

고백하노니 그대여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 가슴속에

고독의 강물이 외로이 흐르는

불안하고 애처로운 존재의 한계 속에서

진실한 사랑을 왜 믿지 못하였을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랑의 감사함을 모르고

너무도 매정하게 돌아섰던 것일까

 

결국은 돌고 돌아 사랑이라는

되돌이표에 영원히 머물러야 하는

존재인 것을 왜 그때는 알지 못하였을까

 

소원하나니 그리움 속에 그대일지라도
그대여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 말지니
지금은 비록 남남이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빛과 그림자처럼 언제나 한 몸이기를 

아름다운 가을의 모습에 속절없이 취하는

이 가슴에 풍요로운 가을의 들녘처럼

그리움이 한없이 짙어올수록 다짐하리니

 

나 홀로의 허무한 외사랑이 비록

그대에게 도달할 수 없는 수취인불명의

편지처럼 가을 하늘을 맴돌다 반송된다 하여도

 

나는 이 가을이 다 가도록 편지를 쓰고 또 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