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23. 9. 17. 23:00

 

그 사랑 참 뜨거웠어라

열병보다 더 뜨거운 불에 덴

화상처럼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그 뜨겁던 사랑도 

세월이 흐를수록 희미해지나니

 

지울 수 없는 화상이라 생각했던

그 아련한 시간들이 이제는 

 흔적 없이 완치된  추억일 뿐이다


사랑하였어라 뜨거웠어라

그만큼 아파했어라는 삶의 수많은

편린들이 그 무게의 흔적 없이 굳어가는

나의 기억력 저편으로 날아간다

 

나침반처럼 추억에 고정되었던

의식은 점점 나사가 풀린 시계처럼

제멋대로 사방팔방 돌고 돌아 오늘

이 순간 중년이라는 시간의 선상에서

 

그래!!! 사랑도 훠이훠이 지나가는

길가의 이정표처럼 잠시나마

내 삶을 이끌던 희망이자 환상이자

어느 가을밤의 아름다운 꿈이었구나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