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23. 9. 5. 21:14

매일매일 쏟아지는 수많은 세상사

그리고 그만큼의 흥분과 감흥에

묻혀가는 우리네 감정의 혼돈이  때때로 

두서없이 무질서하게  우리를 압도할 때

 

무심코 바라본 창문 너머 도시의 밤풍경은

어둠이 짙어 갈수록 붉디붉은 불빛들이

더욱더 번들거리며 나를 유혹하는 듯하고 
마침내 자기들끼리 춤을 추듯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렇게 가을서정은 밤에서 밤으로 은밀한

계절의 임무처럼 우리에게 소리 없이 다가올 때

아무런 준비 없이 세월의 강물 따라 흘러가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작은 존재들은 

본능처럼 이 가을이 두렵기만 하다

 

우리는 스스로 생을 선택하고 시작했을까?

실로 내키지 않은 삶이라는 너무도 값비싼

주문과 청구서를 받았으니 우리는 결국 

바가지를 쓴 채 오직 나 홀로 살아가야 하는

그저 노고와 불편함만 가득한 인생의  패배자일까?

 

그래도 살아감에 굳이 이유를 덧붙이자면
사람이니 그러려니 하자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냥 사는 것이 진실이다 그렇게 인생은 타협이다

치우치지 않은 감정의 균형과 지혜와 관용으로

다만 하루를 이 순간을 살뿐이라고 생각하자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