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16. 6. 12. 18:16

 

무심한 세월이 물결처럼 흐르고

죽어간 사랑이 다시 살아나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벗이여

그저 그립다는 그 상상에

가슴 쓰라려야 할 이유가 없다

 

 투명한 햇살이 세상의 모든 것을

산산이 들추어내는 유월의 어느 날에

괜스레 이유 없이 분노가 일던 순간

나 자신이 부끄러워 숨이 막힌다

 

 천 겹 만 겹 꼭꼭 감추어 두었던

연민이 미련이 아쉬움이 실

무엇이더냐라고 나를 비웃듯이

스멀스멀 배어 나오는 그 초라한

가슴이 이제는 정말 버겁기만 하다

 

 이제는 외로움을 논하지 말자

혹여 내 고독의 숙명이 피할 수 없는

추억의 몸부림을 친다고 하여도 
벗이여 너에 대한 그리움의 도피는

 다시는 내 가슴에 두고 싶지 않다

 

 그리움을 버렸다고 해서 내 영혼이

비루하고 굴절된 어둠만은 아니리니

고독의 부피만큼 눈물의 무게만큼

내 영혼의 어둠을 비워내는 실존의

자아를 나는 다시 살고 싶다 운명처럼

 

 그렇게 그래서 그래야만 하리니

나의 나여 이젠 그만 날 놓아다오

살아 그 어떤 절망도  좌절도 결국은

흐르는 세월의 강물 따라 흘러만 간다

그러니 인생이여 스스로 다짐하노니

아직도 넘지 못할 그리움이 남아 있더냐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