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15. 9. 25. 19:34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고독과 외로움의 인생길
때로는 몸서리치는 적막함에
살아 슬픈 내 모든 것을 한 줌
먼지처럼 포기하고 싶을 때
이 가을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그렇게 바위 같은 무게로 내려앉아
오도 가도 못하는 길 잃은 나그네의
가슴을 눈물로 씻어내고 있나니
벗이여 스쳐 가는 한점 바람처럼
가벼웠던 우리의 사랑일지라도
점점 가을날의 심장으로 가는
이 순간 그 못난 추억과 그리움을
계절병처럼 또 앓아야 합니다
잔잔한 미열처럼 온종일
서글픔과 허전함의 파장으로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난치병의
가을 앓이는 풍선처럼 자꾸만
부풀어 줄어들지 않습니다
아 그러므로 벗이여 그대여
가을의 횡포에 지쳐버린 서러운
내 삶의 질곡 위 한없이 고개 숙인
나의 고독과 외로움 대신에
빈곤의 가을이 아니라
풍요의 가을이라는 가을의
참모습을 나에게 밝히시어
인간 순수의 존귀함과 자존감으로
가을 하늘 드높게 날 수 있도록 또다시
따뜻한 사랑으로 나를 품어 주소서.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