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에게
나의 벗이여 내리는 빗줄기
핑계 삼아 그립다 고백할지니
혹여 어설픈 넋두리요 !!
가슴 저린 후회일지라도 !!
영원할 줄 알았던 청춘이라
그때는 몰랐던 것이었을까
그 사람 그 사랑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시간이었음을
비가 오는 창가에 그려지는
이런저런 추억의 그림자들 속에서
작은 미소 하나로도 환하게 빛나는
그대의 의미가 몸서리치는 행복이란 걸
아스팔트를 위를 그저 맥없이
흘러가는 빗물처럼 꿈과 열정도
나에게서 점점 멀어져 갈 때
맑디 맑은 눈빛의 연정으로
한여름의 태양보다 더 뜨겁게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던 우리네
그 여름날도 이제는 영영 우리 곁을
떠나가나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
그대로부터 여름날의 우물물처럼
시원한 인생의 행복과 희망을 퍼 올리던
그날의 그 추억들은 이제는 가뭄 든
논바닥처럼 고독의 먼지만이 펄펄 날리니
오늘처럼 창가에 장맛비만이
불청객처럼 찾아들 때 그냥
빗줄기와 더불어 가슴 치며 울고 싶어라
홀로 고독하리라 다짐하고 다짐했기에
변덕이 죽 끓듯 하다고 스스로 한탄할지라도
아 그렇게 세월이 흐른다는 것은
그 자체야 한없이 무심하고 무정하지만
그대와 나 실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시간 속에서는 때로는 나 자신이
죽도록 밉고 서러워 울고 싶을 때가 있나니
혹여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더군요
삶이란 어차피 포기하면서 그만큼
덤으로 다른 그 무엇이 주어진다고요
그래서 아마도 지금 내리는 장맛비는
내 마음 텅 비어 씻어 내라고 하늘이
나에게 준 고마운 기회이자 선물이리니
그래서 그대에게 드리는 내 마지막 부탁은
세월이 흐른 어느 먼 훗날에
혹여 이런 저런 인생사가
그대의 가슴 속에 구름처럼 떠돌 때
내가 한 점 그리움으로 떠돈다면 그래도
나란 벗이 있었음을 추억해 줄 수 있기를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