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09. 7. 10. 08:35
지난 밤 형체 없이 내 품을 파고드는 시린 고독은
무엇일까 더듬으면 더듬을수록 가늠할 수 없는
물컹한 감촉으로 불면의 깊은 밤을 더욱 더 환하게 밝히고
그렇게 고독은 주인 없는 빈 집인 양 스스럼없이
내 마음 속에 들어앉아 창가를 스치는 섬뜩한
바람소리에 맞추어 너울너울 춤을 춘다
그러나 실로 감당할 수 없는 계절의 흥취와
어울려 황홀한 불륜의 정사를 꿈꾼 건 아니었다
단지 밤의 순결한 고요를 원하고 깊은 수면을 원한다
하지만 계절은 가을의 숙명처럼 여름 내내
가득했던 스스로의 오만과 편견을 뒤로 하고 그것이
부끄러울세라 낙엽으로 지는 변명된 시간 앞에
여지없는 고독의 그림자를 달랑 던져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