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09. 7. 10. 08:26
아마도 가을은 스스로의 운명처럼
지금 내 앞에 지나온 시간들을 소리나지 않는
오래된 무성 영화처럼 침묵으로 공연하지만
감당할 수 없이 많은 것을 던져 주고 있다
그렇게 가을의 침묵은 어떤 화려한 언변보다도
그 얼마나 깊은 언어의 빛나는 결정이던가
그래서 가을 하늘은 푸르름으로 한껏 물오른
이율배반적 투명함으로 가장 진실하고 서글픈 아픔이다
그래서 가을은 불치의 고질병처럼
극심한 통증을 불러 오기도 하고
때로는 환절기의 감기처럼
순간의 몸살을 불러 오기도 하니
아마도 가을은 길고도 짧은 실로 계절의 신비다
그 계절의 신비로 길라잡이 삼아
봄날의 흥취에 취했던 욕된 생각과
여름날의 뙤약볕 같았던 무지한 용기와
장맛철의 폭우 같이 흐르던 허무한 집착을
가을날의 추수가 끝난 텅 빈 들판처럼
망각의 시간으로 떠나 보내는 이 순간
실로 너는 !!! 내 마음에 물들은 가을하늘처럼
결코 지울 수 없는 그래서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더 푸르게 살아나는 기억이라는 걸
가을날의 낙엽처럼 그 허무의 쓸쓸함으로
끝내 소리없이 으스러지다가 사라 질
허기진 외로운 고독이라는 걸
이 가을의 피할 수 없는 업보처럼 느껴보지만
아 그렇게 형체없이 사라질 허공같은
무형의 사랑도 살아 있으므로 누리는
아름다운 추억임을 깨달았으니
너는 이 가을 내 마음에 핀 들꽃이어라 지지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