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14. 12. 21. 09:13
벗이여!! 긴긴 불면의 겨울밤
강물처럼 끊임없이 솟구쳐
오르는 삶에 대한 회의와 번민들
내리는 저 눈에 파묻혀
더러는 나를 하얗게 잊고 싶지만
그럴수록 선명하게 드러나는
이런저런 삶에 대한 고독의 사념들
창가에 비친 내 모습은
퀭하니 푹 꺼진 힘 없는 눈동자
사그라지는 불꽃처럼 꺼칠해지는
얼굴빛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어느 한때 화산처럼 강물처럼
올곧은 나무처럼 오직 젊은이란
뜨거운 피로 앞으로만 달리던
그날의 너와 나는 시간이란
형장의 이슬로 영원히 사라져 간다
그래서 이 밤 차마 무엇을 갈망하리오
후진을 모르는 시간의 선상에서
세어도 셀 수 없는 수많은 낮과 밤이
지나니 차라리 모른 척 잊은 척 주검 같은
순응만이 유일한 카타르시스인 것을
그렇게 흐르는 세월 속에
그 세월에 나를 맡기어 어쩌면
매일 밤 나를 죽이고 또 죽이어
그래야만 다시 살아난다면
오 !! 나의 나여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로부터
탈출하기를 !! 자유롭기를 !!
그래서 오늘 이 순간만을 영원히
사는 것처럼 그렇게 이 하루를
나는 살고 싶나니 나의 벗이여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