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벗에게

한미르여 부활하라 2014. 2. 26. 17:49

 

 

봄이라기에는 조금은 쑥스러운 듯이

안개비가 뿌옇게 도시를 적시는

그렇게 겨울의 마지막 몸부림이

아직은 차갑게 느껴지는 2월의 끝자락

 

 

안개비가 한여름의 소나기보다

더 습하게 내 영혼을 적신다

누군들 이런 날씨를 좋아하려 만

어쩌면 찬란한 봄의 도래를 위한

계절의 작은 마술인가 싶어

그냥 모른 척 안개비를 맞고 있다

 

 

지난날 세상만사가 분별의 사념으로 파도칠 때

더러는 그게 행복인 양 혹여 불행인 양

그 파도에 떠밀려 산 적도 있지만

이제는 안개비를 핑계로 그냥 뿌옇게

흐려져 가는 그렇게 추억의 뒤안길이 되어감을

아마도 세월 탓이라 말해야 하겠지

 

 

세월은 온다고 말하지도 않고 또

간다고도 말하지 않음은 마치 내가

그대를 사랑했고 또 한없는 이별로

그 사랑을 이렇게 추억해야 하는 것처럼

늘 아련한 것이다 마음대로 할 수 없기에

 

 

내 그리운 그대여 사랑하는 그대여

내 첫사랑의 추억은  그대를

그 환한 웃음으로부터 슬픈 눈물까지

이별의 그 날부터 오늘 여기 그리고 내 죽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날까지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대가 실로

내 인생에 진정 아름다운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면 오늘 같이

첫사랑의 추억이 안개비처럼 뿌옇게

흐려진다고 하여도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