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에게
아직은 그대를 내 마음에 사무치도록 그리워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그대를 영원히 내 마음에서 지우지도 않겠습니다 다만 언젠가 우리가 서로의 얼굴과 마음과 그리고 사랑했던 그 추억마저 서로의 기억 속에서 지워버려 우연히 만나는 그 순간에도 잠시 스치는 낯선 타인이 될 때 그래서 바로 그때 사랑도 모르고 미움도 모르는 원래의 내 마음으로 돌아와 투명한 가을 하늘처럼 텅 빈 고독만이 내 마음에 충만하여 그래서 우리가 서로 사랑했던 그 나날들이 우리가 살아야 했던 이유였고 또한 우리가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음을 회상할 때 나는 비로소 바로 그때 그대를 그리워하겠습니다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