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768

벗에게

나의 벗이여! 빗금 간 유리창을 새것으로 갈아서 작은 창가에 찾아드는 봄의 정취를 새롭게 음미하고 싶듯이 세월이 빗겨 비껴간 녹슨 마음도 다시 고쳐서 봄의 들꽃처럼 이쁘게 단장하고 싶습니다 깨끗해진 창가에 투명한 봄하늘을 가득 담아 겨우내 어두웠던 마음을 환하고 따스하게 밝히어 그래서 푸르름으로 뽀송뽀송한 봄의 들녘이 나의 마음에서 점점 자라남을 기쁨으로 여기어 다시는 추수가 끝난 가을 들녘 같은 인생의 허무나 아픔을 겪지 않고 또한 생명 없는 겨울산 같은 고독에도 벗어나고 그래서 환희의 봄의 들녘과 산골짜기 그 어디서든 반갑게 피어나는 새로운 생명들의 해맑은 미소 한가득 머금어 봄날의 그 순수와 열정처럼 살 수 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나의 벗이여! ---한미르---

나의 이야기 2009.02.14

벗에게

아 이제는 순수 같은 거짓으로도 스스로 위로하지 못하는 불쌍한 영혼들이여 생명 없는 사막에 홀로 덩그러니 떠오르는 붉은빛 보름달처럼 가슴엔 그래도 살겠다고 날마다 붉디붉은 뜨거운 피가 흐른다 뜨겁게 타오르는 사막의 피할 수 없는 갈증 같은 인생의 거짓과 위선과 배신의 시간들 속에서 또다시 감당할 수 없는 고독이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진실의 삶 하나 찾지 못하고 신기루 같은 삶의 거짓들이 점점 모래언덕처럼 커지면 산다는 일이 사막을 방황하듯 얼마나 길고 긴 방황이더냐 그래서 새벽이 오도록 잠 못 이루는 이 밤 밤의 순결한 고요를 깨울세라 숨죽여 오열하는 인생이라는 그 순수한 모순의 모순들 해답 없는 인생이라는 모순의 소용돌이 속에 겨우 겨우 버티어 온 인생의 무게가 실로 가벼워서 너무..

나의 이야기 2009.02.14

벗에게

유리창가에 어둠이 말없이 흐르는 동안 나만의 고독을 밤새 등불처럼 밝혀두리리 오늘따라 낮게 드리운 천장의 형광등 불빛이 마치 한겨울 마냥 하얀 눈송이 되어 내리리 검푸른 밤의 적막 만이 가득하던 고독의 빈방에 한겨울 보다 더 아름답게 설화가 만발하니 그대와 나의 봄날처럼 따스한 재회의 소망 속에 눈 오는 밤의 아름다운 고요를 승자에 대한 패자의 예의처럼 한없이 숭배하리리 밤하늘 깊은 곳 세상에 때 묻지 않은 순수의 고요가 들려주는 잔잔한 감흥 이 밤만이라도 저 밤하늘을 마음껏 누비는 한 마리 이름 없는 밤새가 되리니 맑디 맑은 별빛의 소박한 영혼의 노래 눈부시게 휘날리는 달빛의 든든한 미소를 오늘을 사는 의미와 감사로 받아들이라고 일부러 어두운 밤의 적막이 존재하려는 것이라 아 그래서 지그시 눈을 감으매..

나의 이야기 2009.02.14

벗에게

마음이 아직도 모질지 못해서 그런 것인가 지난날 너와 나 행복했던 추억들은 아직도 아름답다 말하지만 희미해지는 기억 들 속 하루의 일상이었던 이별의 그날은 마치 지금의 아픔처럼 매일매일 가슴에 새기는 것이... 생각하건대 어쩌면 그것은 차라리 잊어버려도 그만인 일상의 상념이지만 아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아직도 그날의 그 허무에 집착을 하는지 아마도 그것이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것이더냐 죽도록 사랑했던 터라 그래서 그 이별이 서글퍼서 영원히 그 환상 속에 살고 싶은 것이더냐 그렇게 삶의 환상을 맛보려는 것이더냐 아니면, 꿈속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이더냐 아 그러나 실로 이제는 지나 온 시간 속에 그 어떤 사랑도 그리움도 행복도 게다가 불행도 잊어버려라 어느새 우리의 빛나던 이마에 갈매기 날아드는 서러운 이 ..

나의 이야기 2009.02.14

벗에게

타는 듯한 열기가 온 세상을 덮은 날 선과 악이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하는 세상에서 시간에 대한 생각이 혼돈의 세계를 맴돌 때 어느 먼 알 수 없는 신비에서 온 그대여 하지만 聖과 俗의 영원한 대립처럼 서로 마주할 수 없는 사랑이라 결국 내게 온 그대를 차마 붙잡지 못하고 돌아서는 발길 끝에는 죽음 같은 밤의 고독이 서걱서걱 밟히고 있습니다 일부러 그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아니 나의 모습이 그대에게 보이지 않도록 밤의 어둠 속으로 멀리 숨으려 하지만 환한 달빛이 눈치 없이 나만을 비추는 듯합니다 지난날 그대는 내가 되고 나는 그대가 되는 진실과 이해와 격려 속에 우리는 결코 서로가 서로를 비교하여 넘치거나 모자람을 저울처럼 계산하지 아니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의 영혼이 세속에 찌든 더러워진 순수에 눈물 ..

나의 이야기 2009.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