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때로는 저항 없이 흔들려라 그만큼 아름다워질지니 세상에 오직 나를 위한 따스한 유리온상은 없다 누구나 다 허허벌판의 이름 없는 들꽃이다 따가운 뙤약볕에 시달리고 사나운 비바람에 혼나며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꺾일까 가슴을 쓸어내리고 혹여 인적 없는 곳에 피어 혼자 울음을 삼키며 내 그림자만이 유일한 친구가 되는 절대고독에 스스로 익숙해져야 하는 일이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저 들녘의 이름 없는 들꽃처럼 흔들리되 스스로는 시들지 마라 나를 가꾸어 줄 사람 세상에 아무도 없으니 참 힘겹고 눈물겹도라도 나 스스로 피고 질 운명이 나의 빛이며 향기인 것을 --- 한미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