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768

벗에게

좋았어라 첫사랑의 그 시절 그날의 나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대의 해맑은 눈빛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라 그대의 하얀 손을 다시 한번 꼭 잡고 싶어라 그대의 따스한 입술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어라 그대의 포근한 가슴을 다시 한번 안아보고 싶어라 그렇게 둘이서 가끔은 밤길을 거닐 때 별자리의 이름을 구수하게 속삭이고 싶어라 그렇게 둘이서 가끔은 산책을 나갈 때는 인적 없는 오솔길을 소박한 들꽃을 꺾어 그대 귀에 꽂아주리라 그렇게 둘이서 가끔은 음식을 만든다면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마음만은 산해진미를 만드는 요리사가 되리라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첫사랑의 그 시절 그날의 나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의 이야기 2024.02.22

벗에게

사람 사이에도 중력이 존재하나 보다 그녀를 처음 본 그날부터 난 지구와 달처럼 가까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멀리도 아닌 늘 그리움과 안타까움의 거리만큼 떨어져 말도 못 하고 맴돌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뉴턴의 사과처럼 갑자기 뚝 떨어지듯이 나에게 다가와 새빨간 미소 한 덩어리 던져주고 간다 손으로 받지 못하고 그만 가슴으로 받았다 가슴으로 받아서 그런가 며칠간 어질어질하다 두근두근 쾅쾅쾅 진동이 멈추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에구 첫사랑인가 보다 그 아리고 쓰디쓰다는 ~~~

나의 이야기 2024.02.21

벗에게

내 차례가 올 때까지는 그 저 남의 일인 것처럼 매일매일 일어나는 죽음이라는 그 일들 누가 죽느냐에 따라 조금 더 슬프고 조금 더 덤덤함의 차이뿐 분명히 언젠가 오지만 그날을 알 수는 없기에 우리는 오늘도 그냥저냥 살고 있다 하지만 가끔은 우리에게 후회 없는 죽음은 있을까라고 자문해 보면 그 누가 그렇다고 확답할 수 있을까 그래서 지금 여기의 삶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겠지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이 혹여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인간의 운명 오늘 이 순간순간 깨어있어야 할 이유들 삶과 죽음은 순간의 차이 순간을 살아도 영원처럼 기쁘게 살고 싶어라

나의 이야기 2024.02.19

벗에게

고독이라 이름하리니 내 몸에 그림자 따르듯이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그 친구 아무리 모른 척 해도 결국은 내 옆에 늘 존재한다 어쩌다 잊은 듯하여 쾌재를 부를라 치면 슬며시 나타나서 내 어깨 위에 그 차가운 손을 조용히 얹어 놓는다 왜 왔을까 어디서 왔을까 언제부터 내 친구였을까 이리저리 궁리해 보면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정체를 고마운 녀석일까 아니면 미운 놈일까 밤늦도록 나를 잠재우지 않는 그의 횡포가 가끔은 두렵기만 세월의 무게가 조금은 버겁다 지금 이 시간 내 옆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이 친구 어라!!! 나랑 똑같이 생겼네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2.15

벗에게

우리는 왜 울면서 태어날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생이 처음부터 외로운 여정이라는 것을 본능처럼 알기 때문이지 인생은 외로움으로 시작해서 외로움으로 끝나는 외로움 그 자체 산도 바다도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나무도 풀잎도.... 다들 그렇게 홀로 존재하는 것 사랑이라 우정이라 그리움이라 추억이라 그 무엇들도 결국은 외롭다는 자기변명 그냥 사는 거야 아무런 이유 없이 목적 없이 그렇게 살아내야 할 오늘 지금 이 순간의 슬픔들 그렇게 이겨내야지 ~~~

나의 이야기 2024.02.14

벗에게

사시사철 피는 꽃이 있던가 그도 인연 따라 어느 한 계절만 피고 지니 곱디고운 꽃인 걸 우리네 인생도 잘났던 못났던 단 한 번을 사는 인생 어느 한 때 아름답지 않았던가 돌아오는 봄이야 새롭지만 우리네 인생의 시간이 점점 저물어 가는 서글픔이 문득 지난날을 불러올 때 생각하건대 두루두루 세상을 보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래서 우리의 삶은 실로 아름다웠고 고마웠다고 스스로 만족하면 도래하는 찬란한 봄을 위해 겨울의 마지막 우울함을 깨끗이 지우고 나를 다시 피우리라 이 봄에 피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나의 이야기 2024.02.13

벗에게

겨울이라는 시간을 외로이 관통하는 그리움의 뒤편에!!! 생명 없는 추억으로 흐르던 너의 모습이 가물가물한 3월의 어느 따스한 봄날에 너는 태초의 생명처럼 알 수 없는 신비로 황홀한 초록빛 풀내음을 나부끼며 환희의 봄들녘을 달려오고 있다 죽음 같은 고독이 영혼의 마지막 끝자락까지 철저하게 사무쳤던 지난겨울 그래도 버릴 수 없는 생명의 마지막 눈물을 위해서 봄을 그리고 봄과 함께 오는 너를 나는 얼마나 기다리고 또 미친 듯이 그리워했던가 깊이를 알 수 없는 그리움의 강가에서 오직 눈물로만 세월을 굽이쳐 흐르던 너와 나의 쓸쓸한 가슴에도 어느새 파릇파릇한 봄의 기운이 촉촉이 스며들어 겨울의 고독에 상처 난 우리의 가슴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고 있다 그대여 오늘이 바로 그 봄날이던가 그래서 오늘이 바로 그 봄날..

나의 이야기 2024.02.12

벗에게

너에게 가려고 나에게 오려고 우리는 봄이란 인연의 시간을 기다린다 겨울 내내 켜켜로 쌓인 그리움 외로움 소외감은 이제 세월 속에 장사 지내고 고요히 봄을 기다린다 어떤 이유도 까딱도 그저 번거로운 변명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시냇물이 흐르는 이유가 무엇이더냐 한겨울 풀씨가 죽지 않고 새싹을 틔우는 이유가 있더냐 그렇게 살아 우리는 생명으로 본능으로 약동하고 영위한다 이 찬란한 봄을 --- 한미르 ---

나의 이야기 2024.02.12

벗에게

수억 수백억 수천억 광년이라는 저 별과 우리와의 그 먼 거리 우리에게 어쩌다 한 번 보이는 저 별빛이 우리에게 오는 시간 그 하룻밤의 짧은 시간을 위하여 저 별빛은 그토록 오래 우리에게 달려오고 있다 때로는 달빛마저 사라진 그 어두운 밤하늘에서 혹여 무섭지 않던가 가끔은 외롭지 않던가 하지만 일순간도 멈춤이 없다 오직 빛나기에 존재하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바로 저 별빛이 지금 이 순간 누군가의 머리 위에서 그의 희망이요 기쁨이요 살아야 할 이유이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 2024.02.11